끝 비 / 이경학 끝 비 / 이경학 꼭 아코디언이 아니라도 좋다 플라멩코 기타도 이럴 때 좋지 촌스런 만돌린이면 어떠랴 아니, 저 구석 습기 먹고 서있는 나의 초라한 통기타 그도 이럴땐 어울리는 소리를 낼 거야 아아, 무엇이든 저 빗소리를 공명할 수 있다면 그렇단들 또 어쩌겠나 이 맥 풀린 손가락으로 무얼 하겠나.. 아름다운 글 2006.10.14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 아름다운 글 2006.10.08
가을나무 3 / 오정희 가을나무 3 / 오정희 당신은 보면 볼수록 알 수가 없습니다 늘 같은 자리에 함께 있는데 겉도는 바람처럼 당신은 밖에 나는 안에 있습니다 친구처럼 연인처럼 문을 열면 자명종 시계처럼 어김없이 언젠가 떠날 시간임을 내게 알립니다 멀리하면 하늘 이는 들꽃처럼 마음을 끌어내고 가까이 하면 날 벗.. 아름다운 글 2006.10.07
가을나무 2 / 오정희 가을나무 2 / 오정희 늘 약속된 연인처럼 찾아오는 가을 손님은 화려하게 오는 줄은 알았지만 항상 마주보는 당신마저 다르게 변해 가십니까? 나를 위함인지 나를 떠남인지 당신을 원망도 탓도 못하지만 변함없는 당신을 바랍니다 이 가을 손님은 나를 더 흔들고 떠날 것임을 알기에 변해 가는 당신 보.. 아름다운 글 2006.10.03
고마운 나무에게 / 이경학 고마운 나무에게 / 이경학 분주한 일상에서 부대끼고 나부끼다 쉴 곳을 찾아 내게로 왔다 사람人인 내가 나무木인 네게 기대어 서는 것, 그 단정함을 곁에 하는것, 그것만으로 충분히 편안한 쉼休이다 참으로 홀가분한 休息이다 게다가 너는 매양 새롭게 단장하고 아낌없이 주려고만 하니... 알면서도 .. 아름다운 글 2006.10.01
가을나무 1 / 오정희 가을나무 1 / 오정희 당신은 단정한 모습으로나를 부릅니다 용기내어 다가서면 마음 없는 말만 하듯 잎만 떨어뜨려 놓아 삼키던 내 한숨만 거칠게 하십니다 다시 허전하여 오래 하지 못하고 뒤돌아섭니다 아쉽고 아려와 뒤돌아보면 당신은 더 짙은 애정의 손짓을 합니다 돌아보면 당당한 당신 다가서.. 아름다운 글 2006.10.01
가을엽서 / 이경학 가을엽서 / 이경학 노란 은행잎 주워다 손바닥에 살포시 얹어놓고 길어지는 밤만큼 투명함 깊어진 내 눈의 이슬 한 방울 얌전히 받아서 한지로 보쌈 해놓았다 오랜 외출에서 돌아온 저녁 책상 위엔 동그마니 부치지 못한 엽서 얼룩 번져 퇴색한 은행잎 사연은 ........ 버림받은 나야 잊지 말아 아직 어.. 아름다운 글 2006.09.30
들 풀 / 류시화 들풀/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몸으로 눕고 맨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마음으로 남으리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 침묵하라. .. 아름다운 글 2006.09.29
연인이 아니라 친구라서 좋다 / 이해인 연인이 아니라 친구라서 좋다.../ 이해인 우리가 함께 만나는 카페에서 한잔의 헤즐럿 커피를 마시더라도 서로의 마음이 편하다면 연인이 아니라 친구라서 좋다 서로의 마주치는 눈빛속에서 긴 시간 지루한줄 모르고 웃음 날리며 이야기 할 수만 있다면 연인이 아니라 친구라서 좋다 서로의 마음을 읽.. 아름다운 글 2006.09.28
가을이 다 가기 전에 / 이경학 가을이 다 가기 전에 / 이경학 가을볕 하도 싱거워서매운바람 쬐금 비치니금세 몸을 사린다그 짧은 동안에 뭘 많이 배운듯도 한데남은 건 없다저 낙엽 흙이 되기 전에서랍이나 비워둬야지가을의 그 남은 것 없음이이제부터 채워지리니늦 피어난 단풍잎 서둘러 따다가우표첩에 끼워놔야지이 가을에도.. 아름다운 글 200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