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은 어디서 자나? / 이경학 철새들은 어디서 자나? / 이경학 철새들은 어디서 자나? 회색하늘에 쏴르르 쌀알처럼 흩어지다 뒤주 속에 들어가 자나? 그러다 방향 바꾸면 그만 탄가루로 변하니 헛간에 몰려들어 잠을 자나? ...... 하늘은 自由의 집 불그레 아름다운 침대로 변하니 아하, 그렇구나 철새들은 황혼속으로 들어가 자는구.. 아름다운 글 2006.12.04
내 작고 초라한 사랑이야기 / 이정하 사랑이란 꼭 가까이 다가가서 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함께 영화를 보고 마주앉아 차를 마셔야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는 말 못 할 겁니다 숲속 길을 둘이 걸으며 도란도란 정겹게 대화를 나누는 것만이 사랑의 전부는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더욱 도타운 .. 아름다운 글 2006.12.02
그건 바람이 아니야 / 류시화 내가 널 사랑하는 것 그건 바람이 아니야 불붙은 옥수수밭처럼 내 마음을 흔들며 지나가는 것 그건 바람이 아니야 내가 입 속에 혀처럼 가두고 끝내 하지 않는 말 그건 바람이 아니야 내 몸속에 들어있는 혼 가볍긴 해도 그건 바람이 아니야 아름다운 글 2006.11.26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 류시화 원 게시물을 보시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아름다운 글 2006.11.24
죽도록 미치도록 사랑하였네 / 심성보 *죽도록 미워지도록 사랑하였네* 詩/심 성 보 죽도록 미워지도록 사랑하였네 그것이 거짓의 삶이라도 미움으로 끝이 나는 무지개 빛 사랑일지라도 그 사람을 사랑하고 말았네 가슴으로 슬픈 삶을 죽이고 은하수 빛 눈망울로 당신을 그리워하는 아 죽어도 사랑하여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뜨거운 인.. 아름다운 글 2006.11.23
너무 좋아할 것도 너무 싫어할 것도 없다 / 법정스님 Rachmaninov Vocalise Cello (E Minor) 너무 좋아할 것도 너무 싫어할 것도 없다. 너무 좋아해도 괴롭고, 너무 미워해도 괴롭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고, 겪고 있는 모든 괴로움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 두 가지 분별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늙는 괴로움도 젊음을 좋아하는데서 오고, 병의 괴로움도 건강.. 아름다운 글 2006.11.15
연가 (2) /권명곡 연 가 (2) / 권명곡 내 가슴을 차마그대에게 보일 수 없지만갈대숲에 속삭이는바람에 흔들리네. 내 가슴을 차마그대에게 말할 수 없지만담장밑에 탐스러이 피어나는꽃잎처럼 떨려오네. 내 가슴을 보일 수 있다면그대 위하여가만히 문열어 놓고 기다릴까낙엽 부딪치는 창가에 놓여어둠을 밝히는 촛불.. 아름다운 글 2006.11.08
가을 소포 / 이재성 가을 소포 / 이재성 그립다는 말 한마디적어보내기가 쑥스러워들국화 한아름 사다겹겹이 포장해도드러나 보일 것 같은수줍음리본 위에 매어달고피어나는 그리움은어느 곁에 그대에게 가 있다. 향기로 타는 나의 꽃씨. 아름다운 글 2006.11.08
갈대 / 이경학 갈대 / 이경학 바람 없는 들판은 없지 때로 세차게, 또는 여리게 이리로 저리로 늘 있는 바람 고스란히 맞으며 그게 왜 불까 쓸데없는 고민하지 않고 있는 바람 다 보여주다 보니 그만 제 스스로가 바람이 되어 노을 물들면 허옇게 센 머리로 머금는 역광 그 속에서도 끝내 그림자 되지 않으며 화려하게.. 아름다운 글 2006.10.29
나무 / 류시화 나 무 / 류시화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야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 아름다운 글 2006.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