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용님의 "겨울아이"가 생각나는 12월 말....생일이 있었습니다.
큰아이 원서접수로 분주했던 날들을 뒤로하고 정신없이 맞게된 생일 전 날,
꽃바구니와 케�을 배달하겠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누가 보내시는거냐고 물어도 말씀 드릴 수가 없다고 하니
궁금한 마음에 상상의 나래는 더 끝이 없는듯 했습니다.....
누굴까.....홍홍홍??
그러면서 옆지기인 나무님은 분명 아닐 거라고 확신 했습니다.
왜냐.....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꽃선물이라 하더라도 실용적인 화병이 아니면 안된다고
무언의 압력으로 그동안 끊임없이 주지시켜 놨으니까요.
그럼....혹시???....ㅋ 설마??...ㅎ
어쩌면 이런 설레임의 시간을 위해 말을 아끼셨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놀래더군요.
자부의 생일을 축하하고 새해 가족 모두 건강하라는.....아버님이셨습니다 ^^*
이 귀한 꽃바구니를 끌어안고 얼마나 감격했는지.....
전화 속의 아버님께서도 많이 쑥스러우신듯 자꾸 헛 웃음을 지으십니다.
미국 준우네가 만들어 보내온 새해 달력을 훑어보시다가 동서가 곱게 체크해 놓은
제 생일을 보셨다 하시네요.
마음이 예쁜 동서 덕분에 제가 큰 기쁨을 누렸습니다.
퇴근해 돌아온 나무님도 많이 놀라는 눈치였어요.
그런데 그 다음 생일날 아침, 꽃배달 전화를 또 한 번 받고 이번엔 정말 누가?? 하며
더욱 더 설레어했던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이 보내온 꽃병이 아닌 꽃 바구니......ㅎ
그렇게 2006년을 보냈습니다....
큰애 입시도 잠깐 잊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