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의 글방

12월 첫 이야기

wowjenny 2006. 12. 4. 12:36

 

 

 

많이 추워진 겨울입니다.

어제 저는 진종일 꼼짝않고 집에 있었고

큰녀석은 친구들과 속초를 다녀왔습니다.

전 주와 이번주 토요일, 수시2차 논술시험이 있던터라

수능 이후에도 꼼짝 못했었는데 

벌써 몇년동안 바다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못한 그녀석이 안타까워

군말없이 보내주었습니다. 

어제 늦은 시각 도착한 녀석은 즐거워야할 바닷가 여행에서 뭘 잘못 먹었는지

급체를 해서 영 말씀이 아니었어요....

간만에 간 여행인데....신나게나 놀다오지....

 

오늘 아침도 못 먹겠답니다.

그래 쉬거라, 이렇게 쉬어본 것도 언젯적 일이니?

 

옆지기님과 작은녀석 출근과 등교를 하고

저는 김을 구웠습니다.

한동안 구어진 김을 사먹었었는데 그 짠 맛에 중독되는 느낌이 싫어

이젠 맨김만 구워서 상에 올리네요.

옆지기님은 무인도에 갈때 꼭 가지고 갈 필수품으로

김을 빼놓지 못할 정도의 김 매니아입니다.

기름과 소금을 첨가하지 않으니 김의 고유한 맛을 그대로 음미할 수 있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듯 해요.

약한 불에 자주 뒤집어 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긴 하지만

기름 바르는 수고로움이 덜해져서 저도 여간 편한게 아닙니다.

 

김 굽는 동안은 이 작업이 워낙 단순노동이라

이것 저것 생각하는 짜투리 시간이 되기도 하는데요.

큰녀석 입시에 생각이 머물면 참 힘드네요....

부모들이 딱 수능시험 본 뒤에 마음을 비운다는데

저는 두번째 시험을 본 뒤에도 아직 마음을 못 비우고 있으니

수양 부족이 틀림 없어요....

 

올 해 큰녀석 작은 녀석 둘 다 수험생이었고

다행히 작은녀석 특목고에 진학해 주었으니

더 이상의 욕심은 버려야 하는데....

 

그 욕심이 끝이 없어 차라리 큰녀석이 잘되고

작은 녀석은 일반고에 진학해도 아직 기회가 있지 않나 하는 마음이니...

 

작은 녀석 섭섭하다 할지라도 솔직한 마음이 그러네요.

좋아도 기쁜 마음 표현 할 수 없고

큰녀석 눈치만 살피게 되는 애잔한 마음....

 

13일 수능 발표일을 기다려 보자 하지만

갑자기 성적이 확 뒤바뀔 것도 아닌데

이젠 욕심일랑 깨끗이 접어버리고

아쉬운 마음만 남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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