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의 글방

짧은 여행....긴 여운 : 부여, 지도교사 워크샵을 다녀와서

wowjenny 2011. 7. 14. 00:26

 

짧은 여행 ....긴 여운 : 부여, 지도교사 워크샵을 다녀와서

 

                                                                    

 

 

"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백제를 한마디로 함축한 이 구절이 언제부터인가 마음 가득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중용의 미덕과 함께 배려와 여유라는 또 다른 멋과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송파문화원의 박물관대학을 통해 문화유산해설사의 과정을 공부했던 시간!!

어렵지않게 생각하며 시작했던 출발이었지만 일 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큰 변화로

내 자신에게 다가왔는지는 얼마 전 해설사 자격 명찰을 받으면서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어색하기만 했던 선생님이란 호칭도 어느 정도 자연스러워졌으며,

불투명했던 미래에 대한 조바심도 일정 부분 반감되었습니다.

 

한성백제라는 조금은 생소한 우리역사에 대해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듯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면서, 과거 백제인의 삶을 통해 현재의 나를 되돌아보게 된 감사함과 놀라움

그리고 일종의 자긍심....그 모든 것이 변환의 일부분이었지요.

 

작년 여름, 그 무더웠던 폭염 속에서의 공주, 부여 답사를 통해서는 어느 상황에서건

참고 견뎌야 함을 배웠고, 매섭도록 춥고 길었던 지난겨울의 멘토링 교육과정에서는

바람막이 하나 없는 개방된 공간에서 얼어 죽다 되살아나기를 반복하면서도

멘토 선생님들의 열정을 본받고자 최선을 다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다신 오지 않을 것 같던 봄이 찾아 왔을 땐 초록색 봉사단 조끼를 입고 1기 선생님들의

유창한 해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어린 학생들의 안전지도를 위해 이리저리

열심히 발로 뛰었던 기억도 이젠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한 분의 낙오자 없이 끌고 가시려고 애쓰셨던 1기 선생님들,

끊임없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문화원 담당선생님들,

힘든 와중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배려했던 우리 2기 선생님들,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제야 조심스레 문화유산해설사로서의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지난 7월 6일 수요일의 지도교사 워크샵!!

그래서 더 많이 감사했고 더없이 소중했던 시간으로 기억합니다.

 

장마철임에도 하루 반짝 답사하기 좋은 날씨였던 그날, 송파문화원봉사단 소속

문화유산해설사 선생님 스무 분과 전래지도자회 선생님 일곱 분이 김진선 주임님의

인솔 하에 아침 일찍 부여 답사길에 올랐습니다.

 

"백제의 미소...Smile of BaekJe"

국립부여박물관 초입에 걸려있던 글귀입니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온화한 백제의 미소....바로 우리 체험교사들 스스로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아름다운 덕목임을 새삼 느끼면서, 박물관내 문화유산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시간 또한,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교육의 장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감각을 통해 체험이 가능한 해설, 유머가 있으면서 새로운 정보를 담은 해설,

열정이 느껴지는 해설, 거기에 대상물 위주의 해설에서 벗어나 주제를 선정하고

그 주제에 따라 상상을 자극하고 쉽게 그릴 수 있게 경험을 이끌어내는 해설.....

 

특히 부여박물관에서의 칠지도 탁본작업은 한성백제의 대표적 유물이라는 생각에

그 무엇보다도 관심이 가는 유쾌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체험들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면서 역사를 좀 더 가깝고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장으로 펼쳐나가게 해야겠다는 데에도 마음을 모으는 시간이었구요.

 

이제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송파구 관내 초 중 고생을 대상으로

석촌동 고분군에서 "한성백제 역사체험 캠프"가 열리게 됩니다.

수막새 만들기, 백제 8문양 탁본체험, 삼국사기 목판 인쇄체험, 칠지도 만들기,

문화재 사진퍼즐 등의 역사체험과 저포, 농주, 쌍육, 투호와 같은 백제시대 전래놀이체험을

통하여 쉽고 재미있게 백제인들의 생활상과 시대상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역사 프로그램이지요.

이번 지도자 워크샵에 참석하신 여러 선생님들께서 직접 관여하시고 관리 지도 하실 계획인

만큼 이번 부여답사는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는 귀한 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오후의 첫 방문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정원이라는 궁남지였습니다.

그 옛날 백제 무왕의 망중한을 상상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연꽃들과 수련, 그리고 잔잔한

아름다움의 야생화들과 버드나무를 배경으로 여러 선생님들의 환한 미소를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던 것도 그날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지요.

혹시라도 해설사로의 긴 항해 중 작은 풍랑이 몰아칠 때 한번쯤 꺼내보면서 큰 위안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흔적들을 남겼는지 모르겠습니다.

연꽃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예쁘고 아름다웠던 선생님들의 밝고 맑은 미소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역사테마파크인 백제문화단지는 1994년부터 근 2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조성된 사비궁과 능사, 생활문화마을과 위례성, 그리고 백제역사문화관과

한국전통 문화학교를 아우르고 있는 장대한 규모였습니다.

백제인들의 삶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함으로써 과거를 통해 현재의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앞날을 꿈 꿀 수 있게 하는 지혜로운 공간이지요.

그러나 역사단지 자체가 워낙 넓다보니 웬만한 체력이 아니고서는 모두 둘러보기가

쉽지 않은 듯 하였습니다. 특히 여름이나 겨울철 또는 어린학생들이나 어르신들의

관람 시에는 좀 더 신중한 코스이동과 시간분배가 필요할 듯합니다.

 

이렇게 길지 않은 하루의 일정으로 부여답사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비록 짧은 여정이었지만 이번 답사는 다시 한 번 백제를 재인식하고 우리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 시간, 무엇보다 다 함께해서 행복했고 감사했던 시간,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서로의 장점들을 하나 둘 마음 가득 담을 수 있어 더없이 고맙고 소중했던,

바로 우리 해설사 선생님들과의 잊지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었습니다.

이런 귀한 자리 마련해 주신 송파문화원에 다시금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송파문화원 문화유산해설사 선생님들,

이제 우리 모두 "儉而不陋 華而不侈" 한 마음으로 한성백제의 든든한 지킴이가 되는

그날까지 다함께 한마음으로 뭉쳐봅시다!!

 

우선 이번 여름, 석촌동 고분군에서의

한성백제 체험의 장을 활짝 펼치면서 찌는 듯한 무더위조차도 시원하게 떨쳐냄은 

어떨런지요?

 

 

고맙습니다....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