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의 글방

안동답사를 다녀와서...(기행 제출문)

wowjenny 2011. 7. 1. 04:14

 

 

 

 

 

 

 

 

 

 

짧은 여행, 긴 여운......안동 답사를 다녀와서

                                                                                 

                                                                  <기행 제출문>

                                            

                                                      

여름장마 사이로 하루 반짝 맑았던 6월 28일 화요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강좌의 체험학습을 위한 답사가 안동에서 있었습니다.

안동 풍산한지전시관과 하회마을, 병산서원을 돌아보는 일정에

정애숙선생님의 인맥으로 하회 탈 박물관 까지 무료 관람하게된 소중한 하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팀들과 함께해서 더 즐거웠고 나눌 수 있어 더 행복했습니다.

 

 

무엇보다 우중이 아닌 것만으로도 감사했던 시간이었으며

맑게 개인 하늘의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답사과정도 모든 선생님들의 열성적인 참여로

유쾌하고 순조롭게 진행되어서 즐거웠습니다.

 

 

전통한지의 맥을 잇고 있는 안동한지전시관에서는

우리의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 또 반드시 전승되어져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낄 수 있었으며,

안동의 대표적 먹거리인 안동찜닭과 함께 한 맛깔스런 점심 또한

그 지역의 풍미를 통해 맛으로 기억하는 또 하나의 음미하는 답사시간이기도 했습니다.

 

 

15세기 무렵 풍산에 살던 풍산류씨 류종혜선생이 하회마을에 들어와 '양진당"을 짓고

집성촌을 이룬 이래로 많은 풍산 류씨들이 이곳에 터를 잡기 시작하였다고 하는 안동 하회마을은

이제 세계문화유산으로서 모두가 함께 사랑하고 아껴야 하는 귀중한 문화자산이 되었습니다.

 

그 중 하회마을 동쪽에 자리잡고 있다하여 "하동고택" 이라 불리우는 1836년(헌종2년)의

류교목선생댁은 대문간채가 초가로 지어져 양반이지만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았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인 고택이었습니다.

 

 

"和로 어버이를 섬기고 敬으로 임금을 섬긴다"는 뜻의 북촌댁 "화경당"은 대지 1700평에 72칸의 한옥으로

칸수로 따진다면 이 마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고택입니다. 할아버지께서 거처하시던 "북촌유거"의

누마루에 앉아 주변을 바라보면 하회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와 동쪽으로는 화산, 북쪽으로는 부용대와 강물, 남쪽으로는 남산이 마주한다고 하니 가히 그 절경이 얼마나 빼어났을까 상상이 가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하회마을 중앙에 위치한 삼신당 느티나무의 웅장하고 신비한 자태도 간과할 수 없는 볼거리중의

하나였습니다. 류종혜선생이 입향 할 때 심었다고 하는 이 나무는 수령이 600년이 넘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부터 하회 별신굿놀이가 시작된다고 하는군요.

마침 한쪽에 소원 적는 종이가 비치되어 있어서 저만의 비밀스러운 소원 하나를 적어

기대아닌 기대를 가득 담아 매달아 보았는데, 그 소원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기대하고 기다리는

즐거움 또 하나 얻을 수 있겠습니다.

 

 

西厓 류성룡(1542~1607)선생의 종택으로 17C에 지어졌다는 "충효당"은 류성룡 선생이 평소에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라"는 말을 강조한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영의정 벼슬을 마치고 귀향한 후에 풍산현에 있는 작은 초가집에서 생을 마치셨으며 대신

그의 손자와 제자들이 생전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이 건물을 지었다고 하네요.

사후 이름 석자를 어떻게 의미있게 남길 것인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한류스타 류시원의 집앞에서 일본 팬들이 너무나 열심히 사랑스럽게 쓰다듬은 결과물인

색이 밝게 변한 문패를 보면서는 슬쩍 미소짓게 되는 것 또한 즐거운 기억 중의 하나입니다.

그 댁은 마침 마당이 이 마을에서 가장 넓은 관계로 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여왕 방문 때 

이곳에서 하회별신굿 공연과 생신연회를 열었다고 하는군요.

 

 

바로 그 댁 담장을 끼고 있는 "담연제(澹然齊)"는 한양으로 과거보러 가는 사람들이 노자가 떨어질때 쯤

지나가다가 손을 넣어 딱 한 장의 노잣돈을 꺼낼 수 있게 만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이 담긴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움과 자비로움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과거 보러가는 선비들의 마음이 되어 손을 한 번 쓰윽 넣어보니 배려라는 이름의

훈훈함이 화악 느껴지네요.

 

 

하회 마을을 휘감듯이 돌아가는 낙동강을 내려다보고 있는 부용대는 경관이 아주 빼어난 곳입니다.

과거에 하회마을 선비들은 음력 7월 초순이나 중순무렵에 부용대 일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시회(詩會)를 열고 "선유줄불놀이(뱃놀이, 줄불놀이, 계란불놀이)"를 즐겼다고 합니다.

이 놀이는 1930년대 초엽까지 전승되다가 단절되었으나 오늘날 다시 복원하여 매년

"안동국제탈춤 페스티발" 기간 중에 2회 재현되고 있습니다.

이렇게라도 우리의 문화와 풍습이 하나 둘 복원되고 재현되는 과정을 통해 소중한 문화자산임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됨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지 모르겠습니다.

 

 

하회마을에서 6km쯤 떨어져 있는 풍천면의 "병산서원"은 그 입지부터가 편안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서애 류성룡 선생의 위패를 모신 서원입니다.

본래 이 서원은 고려말 풍산현에 있던 풍악서당을 1572년 (선조5년)에 류성룡선생이 이곳으로 옮긴 것으로

1863년 (철종 14년)에는 조선시대 왕으로부터 편액, 서적, 토지, 노비 등을 하사받아 그 권리를 인정받는

사액서원으로 승격되었으며, 대원군의 서원 훼철령에도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 한 곳으로 사적

제260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건물조차도 자연의 일부로 생각해서 만든 병산서원의 만대루(晩對樓)는 200여명을 수용하고도

남음직한 장대한 누각으로, 만대루(晩對樓)에서 바라보는 해질 무렵의 낙동강과 병산의 풍광은

절경이라 하는군요. 비록 장마 후의 무더위로 연신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었지만 

이렇듯 병산서원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 여행의

잊지못할 추억 중의 하나였습니다. 

과연 "한국 서원 건축의 백미"다 라고 칭할 수 있음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구요.

무엇보다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었다는 데에,

즉 자연과 혼연일체가 되었음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하회마을을 떠나 병산서원으로 이동하기 전에 잠시 들렀던 하회탈과 세계 각국의 탈들이

전시되어 있는 탈박물관도 참으로 기억에 남는 곳이었습니다.

1층은 우리 고유의 탈 전시장. 2층은 세계 각국의 탈들과 목각인형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모든 전시품이 이곳 관장님이 사비를 들여 세계 각지를 돌며 직접 손수 구입하신 소장품들이라 하더군요.

그 열정이 부러웠고 이렇게 함께 나누기 위해 공간을 마련한 것 또한 정말 감사할 일이었습니다.

어떤 일에서건 자신의 소신이 뚜렷하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에 다시금 마음을 모읍니다.

 

 

짧지않은 하루의 일정을 통해 안동지역의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입지를 인식하고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던 안동답사, 진행 맡아주신 여러 선생님들의

수고로움 덕분에 아름답고 귀한 추억 하나, 마음 가득 남기게 됨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