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 수업 중에 전화가 왔습니다.
돌아가신 친정어머니 친한 친구분이셨던 해*아줌마세요.
저 어릴때 집에 자주 놀러오셨던 분이신데
특히 아줌마 제부가 당대의 유명한 영화배우여서
어린 나이에 그 사실이 얼마나 신기했는지....
서울로 이사하신 뒤에도
대전 친정집에 다니러 오실 때마다 한번도 걸르는 일 없으시던
여고동창이시지요.
엄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자 그때도 심한 충격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시더니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아줌마 목소리는 거의 세상분이 아니셨어요.
요즘 이상하게 식사도 못하시고 체중감소가 심해서 서울대 병원엘 가셨는데
위 내시경을 하셔야 겠다고 했나봐요.
부모님과 형제분들 그리고 남편분까지
모두 위암으로 떠나보내신 뒤라
검사 전인데도 그 위기감이 극에 달하신 것 같았어요.
그래서 한참을 우시다가
정리하는 마음으로 수첩을 뒤적이던 중에 엄마전번 밑에 있던 제 번호로 한 번 걸어보신 거래요.
설이라도 지내면서 남은 두 아들에게 정리를 해주어야 할 것 같아
설 이후로 검사 날짜를 미루셨다고 하시는데
거의 위암이라고 나름 판정하신거나 다름이 없으셨어요.
정말 많이 힘드신가 봅니다.
아직 많은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데
그 전날도 가까운 친구분의 삼우제에 다녀오시고
주변에서는 한 분 한 분 이렇게 세상을 떠나시니
혼자라는 생각 속에 외로움이 무엇보다 크신거지요.
더우기 아들만 두셔서 속 깊은 얘기를 할 사람도 없다하세요.
내가 딸이 없잖니.....
널 딸처럼 생각하고 가끔 전화해도 되겠냐고 하시네요.
오히려 제가 자주 전화를 드려야겠지요.
관례적으로 하는 검사니까 너무 걱정하시지 말라는 말씀을 드렸지만
실은 걱정이 많이 됩니다.
무엇보다 외로움.....
혼자라는 두려움.....
요 몇년 계속되었던 어르신들의 빈자리를
또 한번 뒤돌아보게 되는 아픈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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