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의 글방

안면도에서 아들을 만나다

wowjenny 2009. 8. 4. 17:53

 

 

6월 말쯤 선상근무를 마치고

일경이 된 큰녀석 안면도의 한 해양파출소로 배치받아 갔네요.

그동안 배에 있을 때는 한달에 한번씩 꼬박꼬박 휴가를 나올 수 있어서

군대를 간건지 여행을 간건지 감도 잘 안 잡혔는데

이번엔 9월 말이나 되어야 휴가를 나올 수 있다고 하니 갑자기 불쌍한 생각이 팍 들더군요.

 

그래서 지난 주에는 필요한 것 몇가지 용품들과 동료들과 함께 나눌 간식거리를 한상자 보냈는데

잘 받았다는 전화너머로 이젠 면회를 오셔도 된다는 말을 합니다.

그동안은 상관들 눈치 보느라 면회사절을 고수하더니

후임으로 온 이경의  부모님께서 배치받은지 사흘만에 전격 면회를 오셨다면서

가까운 시일내에 방문했으면 하는 속내를 은근히 비추더군요.

 

그렇잖아도 궁금하던 차였으므로

휴가철이라 교통체증이 우려되었지만 일요일 아침 일찍 안면도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다행히 가는 길은 어렵지않아 세시간만에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름하여 해양경찰학교 이후로 첫 면회인지라

나무님도 웬지 감회가 새로운듯한 표정이고

저도 나름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하고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반갑게 맞아주시는 소장님과 부소장님 그리고 직원분들...동료들....

아무 걱정 말라하시며 이것저것 소상히 설명도 해주시고

여러가지 배려를 해주신 덕에

소개해주신 횟집에 가서 맛있는 점심도 먹고

꽃지에 있는 오션캐슬에도 잠시 들러보고.....

아들과 짧은 시간이지만 즐건 추억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귀대하는 길이 휴가끝내고 나오는 차들로 인산인해...

워낙 좁은 일차선이라

한 십오분이면 갈 수 있는 길을 한 시간 반 가량 지체하게 되어서

무척이나 가슴을 졸였는데

나중 큰녀석 얘기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넘 일찍 귀대했다고 하시더라는.....ㅎ

 

어느덧 그녀석 군에 간지가 9개월

길게만 느껴지던 까마득한 시간이었는데

이렇게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네요.

 

전날밤 근처에서 익사사고가 있어 밤새 한숨도 못자고 출동했었다는데

사회에선 겪지못할 험한 일들을 접하다보면

나름 힘은 들어도 좋은 경험이 되지않을까 싶어지기도 합니다.

 

이제 아들을 보고 왔으니

걱정하는 맘 접어두고 대신 건강하게 잘 지내기만을 기도해야겠습니다.

 

 

 

 

 

 

 

 

 

 

 

 

 

 

 

 

'흔적의 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짜투리공간 이용하기  (0) 2009.08.19
흔적의 버릇  (0) 2009.08.14
우리집 아침식단  (0) 2009.07.19
미국에 있는 동서에게  (0) 2009.07.12
키아누 리브스 단상  (0) 2009.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