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의 글방

마지막 편지

wowjenny 2009. 1. 23. 21:58

 

 

 

형수님께서 .준우엄마에게 전화할 때,
병원에 곁에 있었습니다.

얼마나 또 놀라셨겠어요. 걱정도 많으시구요.
현철형....

다시 혈압이 떨어지는 그 증세로 또 참다가 참다가 들어왔는데....
솔직히 병원에서도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다고 그러네요.
이게 궁극적으로 무슨 혈압이나 심장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암세포에 의한 신경계통의 압박이나 그런 문제이기 때문에....

엊그제도 집에서 아주 잘 지내다가
혈압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거기에 충분히 대처하고
쉬고 그래도 제 컨트롤 밖이었습니다.

병원에 와서도 일시적으로 몰핀을 넣어서 혈압을 좀 높이는 효과를 노리고,
IV를 꽂아서 탈수를 좀 면하고는데 도움이 되나 하는 자세로
완전히 지켜보는 분위기 이더라구요.
현철형, 어제 밤에 이것을 제가 직접 확인했어요.

밤에 준우엄마도 집으로 돌려보내고,
수면제 등을 통해서 잠을 청해 잠들었는데....현기증세가 오더라구요.
급히 간호사를 부르고 조치를 부탁하는데도....
이 친구들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어요.
오히려, 저를 딱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얘가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나... 말기암환자가.
그런 분위기 더라구요.
호흡이 너무 가쁘더라구요. 전 그게 힘이 들어 죽겠는데.... 얘들이 뭘 안하는 거예요.
얘들아 뭐라도 좀 해봐라....해도.... 별로....
제 눈으로 확인한 혈압이 높은 게 54, 낮은 게 34였어요.
근데....맥박은 높여놓아서... 계속 조금씩 올라서 80-90은 유지하게 하더라구요.


형수님, 형님....
우리가 다 짐작은 하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입니다.
너무 놀라지 마세요.
하지만 저는 아직 삶에의 단순한 미련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생명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치료해 주신다는 걸 끝까지 믿어볼려구요.
어떨 때는 내가 너무 집착하는 거 아닌가 싶다가두요.
약한 마음 같아서 다시 힘을 냅니다.
게다가 저는 지금 기적같은 회생을 구하고 있지 않았습니까?
최선을 다합니다.
마음으로부터 안타까움을 내려놓으시고....그저 기도하시는 자세로 계속 응원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시애틀 임희철 드림.

추신) 종철형도 병원에 들어간 줄은 아실텐데....직접 전화를 못드려 죄송하구요.
직접 전화통화 드릴 상황과 여건이 안된답니다.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종철형도 계속 기도 부탁드립니다.

                                                                        090109  14:29

 

 

 

힘든 상황이지만 서방님 의지라면 꼭 이겨내실 것을 믿어요.

새해라는게 새마음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이잖아요?

이루셔야 할 일들이 남아있으니 시작하는 마음으로 힘내시기~~!!!!

 

그런데 병원에서 돌아오신지 얼마되지 않았을텐데

이렇게 글을 쓰시는것도 무리되는 일은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몸의 발란스를 유지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절대 무리하는 일 없으시고

감사와 기쁨으로 어려움을 이겨내셨으면 해요.

 

글구 보내주신 사진과 달력, 너무나 감사하게 받았어요.

언제 이렇게 만드셔서 기쁨을 주시는건지.....

사진으로나마 서방님 뵐 수 있어서 넘넘 반가웠습니다!!

준우 지우 예쁜 표정도 눈에 선하네요^^*

하늬와 이서방 함께 찍은 사진들도 아주 잘 나왔어요.

하늬는 더 예뻐진 것 같고 이서방도 살이 좀 찐듯하여

원래 잘 생겼지만 훨씬 더 인물이 훤해졌네요.

모경이도 언니보면 빨리 결혼하고 싶어지겠어요^^

 

이번에도 동서가 혼자서 많이 놀랬을텐데

곁에 있어주지못해 늘상 미안하구요.....

힘들어도 항상 웃음 보여주는 동서가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동서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해주세요^.~

 

서방님, 늘 기도합니다!!

감사드리구요!!!

 

새마음으로 아자아자~~~~~!!!!

 

                                                                  090109  17:20

 

저희 서방님은 이 글 쓰시고 바로 이틀 후에

많은 친지분들이 함께 하신 가운데 소천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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