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정말 오랫만에...30여년이 훌쩍 넘은 시간.... 대전에 있는 초등학교 교정을 밟아 보았습니다. 그토록 넓고 높게만 느껴졌던 학교 운동장과 교사가
이제는 아담하게 까지 느껴지는 세월.......
서울에 있는 친구들끼리는 간헐적인 만남이긴해도 자주 얼굴들을 보아왔지만
그 오래전 우리를 지도해 주시고 함께 많은 추억 일구어주셨던 선생님들을 뵙는 것은
실로 오랫만이었습니다.
졸업생 84명......아담한 학교였지요. 제가 2회 졸업생 이었던지라 선생님들의 초창기 제자 사랑도 대단하셨거니와
저희도 학교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건만.....
사는게 뭐가 그리 바쁜지....그저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때 가르치시던 선생님들은 이제 모두 정년하시거나 타지로 출타하셨고,
아직까지 뵐 수 있는 분들은 몇분 수녀님들이셨어요.
반갑게 뛰어나오시는 수녀님들을 뵙는 순간...... 눈물이 한없이 흘러서 이제는 제 키보다 훨씬 작아지신 수녀님을 꼭 끌어안고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하나하나 이름까지 잊지 않으시고 불러주시는 수녀님들.... 잡은 손을 놓을 수 없어 만지고 또 만지고...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피던 학교옆 공터에 이번에 멋진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점심시간이면 코스모스를 이리저리 엮어 대문도 만들고 방도, 부엌도 만들어.....
소꼽놀이하던 기억이 엊그제 처럼 새로운데.... 이젠 후배들을 위한 새 건물 속으로 그때의 소중했던 기억들은 추억으로만 남겨지네요.
그래도 넘 행복해서......그날 행사가 끝날때까지 어찌 시간이 흐르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늦은 밤 서울로 향하는 차속에서 우리 친구들 마음은 모두 하나였어요.
그 아름답던 추억을 다시 일깨워준 오늘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이젠 더 자주 모일 것 같네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