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드디어 남편과 저의 결혼20주년 기념 CD 녹음이 끝났습니다. 저희 같은 범부가 노래녹음을 했다니....참으로 우습기도 하고 ..... 대견(?)하기도 했어요.^^ 난생 처음해보는 녹음이라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모하게 그냥 도전장을 내봤었는데....
개인적으로 녹음하셨다는 분들 이야기를 몇 번 들어보긴 했지만 생각만큼 좋은 질이 아니어서 실은 많이 망설였습니다.
어찌저찌 알게된 녹음실에 자세한 녹음취지와 계획을 보내드리고 2프로(7시간) 예약을 한 뒤 저는 우선 4월 5일 1프로 녹음을 했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편하기도 했어요. 모르니까 그냥 ...염치불구 안면몰수하고 물어보게 되고.....
보통 1프로 3시간 30분이면 최고 5~6곡 정도 녹음 가능하다고 했는데 저는 좀 무리이긴 했지만 10곡을 준비했고 다행히 차질없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사실 가수분들은 1곡을 백 번, 이백 번도 불러서 마음에 들때까지 수정한다는데 3시간 30분만에 10곡을 불러버린다는 것은..... 그 질적인 면에서 말씀 않드려도 아시겠지요? ^^ 그러니까 녹음이란 투자하는 시간과 자금에 비례한다는 얘기인데...... 아마츄어니까 하면서....위안했습니다.
사실 5일날은 웨딩 재촬영의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했던 때라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어서 소리나 제대로 낼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녹음실에 가기 전까지 기침도 심했고 목도 아프고....... 영 말씀이 아니었어요, 상태가....
그런데 참 이상하데요....이어폰 끼고 연예가 중계 같은데서나 보던 녹음실 안의 마이크 앞에 딱 서니까.....기침이 언제 나왔냐는듯...ㅎ
일단 한 번 주~욱 부르고 들어보면서 아니다 싶은 부분 수정해 나가는 방식인데, 들으면 들을수록 너무 부족하고 아쉬워서 전부 다 다시 녹음하고 싶은 마음......눈 딱 감고 음정, 박자 틀린 것만 체크해 나갔습니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 엄청 많습니다.
늦은 시각....제 녹음 무사히 마치고 나오면서......그냥 끝냈다는 사실에 하늘을 날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어제는 남편이 4곡, 함께 1곡 녹음했습니다. 1프로 3시간 30분은 같은데, 2시간 녹음하고 1시간 30분은 믹싱한다고 해서 시간이 빠듯했습니다. 그러나 울 남편....기타치며 프로포즈했던 솜씨로~~ 무사히 끝내고 마스터 CD 한 장 받아왔습니다. 근데 못들어줄 상황입니다....둘이 ㅎㅎ 하긴 했네만....어찌하누.....했습니다.
이젠 자켓 디자인 하고, 프레싱이라고 하던가요? 그 인쇄 들어가면 따끈따끈한 CD가 제 손에도 들려지게 된다네요..그래도 좋다구.....ㅋ
그런데 너무 부끄럽습니다....저희야 이마저도 노심초사하며..... 그 녹음위해서 전 연습도 좀 했어요. 보름이나 꿱꿱거리며..... 근데 남편은 노래방 딱 한번 갔네요...ㅎ 그러니 기존 가수분들이나 관계자분들이 보면 얼마나 우습겠습니까? 15곡을 2프로에 초 스피드로 녹음해가지고는 CD를 낸다 고라고라??? 몰매맞기 딱 맞는 수준이죠....^^ 뭐, 그런들 어떠하오리....이건 판매용도 아니고, 결혼 기념앨범이니까..... 이해해 주시겠지요. 그냥....기념이라는데야......ㅎㅎ
혹 웨딩촬영때 같은 불상사 없이 제대로 나와만 준다면 우리님들께도 부끄럽지만 한장씩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