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의 글방

너무나 기대가 컸던 자원봉사

wowjenny 2010. 9. 18. 20:56

 

한성백제 문화제(9월17~19일)에 자원활동가로 신청을 하고

금요일 오전부터 봉사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안내, 진행, 통역, 설문지 조사 등등 중에 그래도 뭔가 가장 보람(?)있을 것 처럼 느껴져서

진행을 선택했더니 체험행사장에 배치가 되었어요.

 

원래대로라면 소망등 행사가 열리는 평화의 문 연못 주변의 체험행사장에서 도움을 드려야했지만

막상 가보니 각 부스마다 자체모임에서 일을 진행하고 있어

딱히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멀뚱하게 서 있느니

손이 많이 가고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는

백제마을 체험장에서 일을 도와드리게 되었지요.

 

그런데....이 백제마을 체험장에 입장을 하려면 백제시대 옷을 걸쳐야 한다네요(웃옷만)

문제는 10월 예정이었던 축제가 부여, 공주에서 열리는 "세계대백제전"과 맞물리면서

보름 정도 앞당겨지는 바람에 그야말로 옷 자체가 두꺼운 찜질복 수준.

입혀줘야 하는 우리나 입으셔야 하는 입장객이나 모두 이런 고역이 또 없으니.......

옷 위에 입는 건데 10월 초에 원래대로 한다해도

왜 이리 단가를 높여가면서까지 두꺼운 걸로 제작을 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더워서 어떻게 입냐 하시는 분들에게 그래도 백제인으로 지내볼 좋은 경험이 되지 않으시겠냐는둥

아이와 함께 즐건 추억으로 남지 않겠냐는 등 립서비스를 끊임없이 해가며

옷 입혀드리고 속끈 묶어드리고 겉끈 한바퀴 돌려 뒤에서 묶어드리고 거기다

긴 소매를 2내지 3단으로 일일이 접어드리고....

꼬마손님들 단체로 밀려들때면 그야말로 혼이 다 빠지는 분위기.....

그래도 재미있어하고 즐거워 하는 모습 보면서

나름 힘든 줄 모르고 부지런히 움직였어요.

 

근데 얼마 시간이 지났을 무렵

자원봉사자들도 빨리 그 찜질복 같은 웃옷을 자원봉사자 옷 위에 입으라 하더군요.

하나를 더 벗어도 시원찮을 판에 더 입으라 고라고라???!!!!

비닐 천막 안은 그야말로 바람 한 점 없는 찜질방 수준인데다

땀은 끈적끈적 사람은 북적북적.......

이건 정말 너무해도 너무해~~~

이 안에 안 있어봐서 모르는 사람들의 판단인게지.....

 

송파구청에서 감사가 나온다고 재촉에 재촉을

도대체 누굴 위한 행사인데

누가 누구 눈치를 봐가며 그 더위에 찜질복까지 입어줘야 하는 건지.....

 

거기다 입장료 처럼 받는 천원의 환전금이 문제가 되어 언쟁이 자주 일고

자원봉사자들 생각엔 왜 꼭 돈을 받아야 되는건지,

입장하면 그 안에서 체험할 때 어차피 환전을 해야하니까

입장만은 원하는 사람 누구나 하게 하면  서로 기분 상할 일도 없고 

더 많은 분들이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체험장이 송파구청에서 수주를 맡긴 이벤트 회사 관할이었던 거였어요.

 

이것저것 지시하고 주문하면서 마치 송파구 직원인 것 처럼 하셨던 분들이

백제체험관을 전담한 이벤트 회사 소속 분들이라는 것을 저녁무렵에야 알고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우리 자원봉사자들을 하루 아르바이트생으로 너끈히 부려먹은 꼴인 거지요.

그래서 입장료에 대해 그렇게 꼭 받아야 한다고 열을 내면서

저희들에게 닥달을 하셨던 거구요....ㅠ.ㅠ

 

글구 나눠준 식권 들고 가능하다고 표기된 곳을 찾아 식사를 주문했을 때

모두 그런 연락 받은 적 없다고 식권들을 안받고.....

아 하루 웬종일 땀 흘리고 밥 한끼 얼른 최대한 빨리 먹고 들어가서 일 하겠다는데

먹는 것 갖고 그럴때 너무 슬포~!!

 

드뎌 우리 자원 봉사자들 뚜껑이 열려버렸어요....ㅋ

저는 추석이 임박해서 이런 저런 준비로 하루만 봉사활동을 신청했지만

사흘내내 신청하신 다른 봉사자분들 정말 기막혀 하시구요.

이런 식이라면 자원봉사의 의미가 없다고 다음날 아니 오시겠다는 분도 계시고.....

단 한번의 행사로 끝날 축제가 아니라면

다음 행사를 위해서라도 수정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서

당연 주최측이 숙지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너무 행복해하며 기대가 컸던 자원봉사의 시간이

이렇게 마음 아프게 끝을 맺게되어 정말 아쉽기만 하네요.

 

그러나 그날 함께 해주셨던 다섯분!!

환상의 팀이라고 스스로 칭하면서 끊임없는 격려와 배려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신것..... 두고두고 잊지못할 겁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정말 고마웠구요!!

 

 

 

                     박스에서 옷을 풀어 일일이 옷걸이에 건뒤 의상 갈아입는 곳으로 이동시킵니다...약 800벌 준비

 

     외국분들도 신기해 하며 동참해 주시고......우측의 외국분은 가족분들과 kbs 오늘 아침 뉴스에도 나오셨어요^^*

 

       백제마을 체험장 입구 백제옷 입는 곳....담당자이신 아르바이트 분들은 어느샌가 슬그머니 사라지시고....ㅎ

 

                                              퇴장하며 벗어놓은 옷들을 정리하는 막내분......역사학도세요

 

                             든든한 버팀목 같은 역활을 하셨던.......시원한 냉커피도 왕창 쏘시고 감사했어요^^*

 

                        중국어를 너무나 완벽하게 하시는....한국에 귀국하자마자 자원봉사를 신청하신 분

 

  대학원생 언니도 소리소문없이 너무나 열심히 해주셨지요....아직 초기 무렵이라 모두 자원봉사자 옷을 입고 있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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