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의 글방

엄마의 선물

wowjenny 2009. 5. 28. 15:24

 

엄마

제가 아주 어렸을 적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얼굴도 모르는 국군 아저씨들에게서 받았던 편지들.... 기억하세요?

바로 며칠 전, 그 소중했던 산물들이 고스란히 제 손에 다시 전해졌어요.

그동안 제대로 한 번 떠올려 보지도 않은 채 삼십여년을 지내왔는데

이렇게 귀한 선물이 되어 돌아온 것은 모두 엄마 덕분이에요.

 

제 어릴적 학교 과제물들이며 스케치북, 글모음, 그리고 편지들, 카드들...

엄마는 무엇 하나 버리신게 없으셨네요.

언제 제가 다시 찾을까

아니 제가 손자 손녀들 볼 나이가 되어

옛날 이야기라도 해줄 때 필요할 거라고 이렇게 소중하게 보관해 두신건가요?

 

"내외샤쓰" 언젯적 상표인지

그 낡은 박스 안에 저의 어린 시절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어요.

준하 준원이 보다도 더 어릴 때 추억들인데

제 기억들을 다시 찾게 해준 너무나 뜻밖의 선물에

그저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엄마가 너무나 보고 싶어요......

 

아버지 편찮으셨던 팔년세월

그건 내몫이다 하시면서

자식들 힘들다고 당신 혼자 수발 다 드시고

이제 조금 편안해지실만 하니

아버지 너무나 빨리 엄마를 모시고 가셨네요.

5월 5일

가시는 날까지도 기억하기 좋으라고 아름다운 날로 정해주시고....

 

엄마 친구분들께 함께 해주신데 대한 감사 인사 전하면서

이젠 더 이상 엄마 목소리는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슬펐습니다.

지금이라도 "별일 없으셔?"하며 수화기를 들면

엄마의 상냥한 목소리가 곧 들려올 것만 같은데.....

 

엄마

저희들 힘들까봐 그렇게 빨리 가셨어요?

봄 되면 대전집에 가실거라고 긴 겨울을 잘 이겨내셨건만

소원하셨던 병원 2층 로비까지도 단 한 번 내려가지 못하시고

왜 그렇게 홀연히 떠나가셨어요?

 

그래도 엄마,

아버지와 함께 계시니 든든하시지요?

이젠 편하게 숨 쉬실 수 있는 곳에서

아버지와 더 많이 행복하셨으면 해요.

저희도 언젠가는 모두 다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그때까지 엄마의 사랑 곱게 가슴에 담고

우리 아이들에게 소중한 기억들 하나 둘 더 많이 만들어 주면서

최선을 다할께요......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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