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제가 아주 어렸을 적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얼굴도 모르는 국군 아저씨들에게서 받았던 편지들.... 기억하세요?
바로 며칠 전, 그 소중했던 산물들이 고스란히 제 손에 다시 전해졌어요.
그동안 제대로 한 번 떠올려 보지도 않은 채 삼십여년을 지내왔는데
이렇게 귀한 선물이 되어 돌아온 것은 모두 엄마 덕분이에요.
제 어릴적 학교 과제물들이며 스케치북, 글모음, 그리고 편지들, 카드들...
엄마는 무엇 하나 버리신게 없으셨네요.
언제 제가 다시 찾을까
아니 제가 손자 손녀들 볼 나이가 되어
옛날 이야기라도 해줄 때 필요할 거라고 이렇게 소중하게 보관해 두신건가요?
"내외샤쓰" 언젯적 상표인지
그 낡은 박스 안에 저의 어린 시절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어요.
준하 준원이 보다도 더 어릴 때 추억들인데
제 기억들을 다시 찾게 해준 너무나 뜻밖의 선물에
그저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엄마가 너무나 보고 싶어요......
아버지 편찮으셨던 팔년세월
그건 내몫이다 하시면서
자식들 힘들다고 당신 혼자 수발 다 드시고
이제 조금 편안해지실만 하니
아버지 너무나 빨리 엄마를 모시고 가셨네요.
5월 5일
가시는 날까지도 기억하기 좋으라고 아름다운 날로 정해주시고....
엄마 친구분들께 함께 해주신데 대한 감사 인사 전하면서
이젠 더 이상 엄마 목소리는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슬펐습니다.
지금이라도 "별일 없으셔?"하며 수화기를 들면
엄마의 상냥한 목소리가 곧 들려올 것만 같은데.....
엄마
저희들 힘들까봐 그렇게 빨리 가셨어요?
봄 되면 대전집에 가실거라고 긴 겨울을 잘 이겨내셨건만
소원하셨던 병원 2층 로비까지도 단 한 번 내려가지 못하시고
왜 그렇게 홀연히 떠나가셨어요?
그래도 엄마,
아버지와 함께 계시니 든든하시지요?
이젠 편하게 숨 쉬실 수 있는 곳에서
아버지와 더 많이 행복하셨으면 해요.
저희도 언젠가는 모두 다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그때까지 엄마의 사랑 곱게 가슴에 담고
우리 아이들에게 소중한 기억들 하나 둘 더 많이 만들어 주면서
최선을 다할께요......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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