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바티칸을 거쳐 온 피렌체는 내 상상과는 사뭇 거리가 있어서 첫인상은 몹시 실망스러웠다.
빽빽히 들어찬 건물들이며 뭐 그닥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풍광들에서 후한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
특히 기차역 주변의 지저분한 환경은 일순간 쨍그랑 하며 꿈이 깨지는...
이건 분명 너무나 환상처럼 피렌체를 꿈꾸었던 내 시행착오 때문이었으리라.
그러나 며칠간 이곳저곳 발품을 팔며 돌아다니다 보니 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그리워 하는지
또 영화 속의 배경으로 자주 거론되었는지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았다.
문화 예술의 성지 피렌체.....메디치라는 걸죽한 인물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그 문화의
흔적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는걸로 초기의 미안함을 조금 덜어볼까 한다.
미켈란젤로의 실물 다비드상을 보겠다고 한국에서부터 일찌감치 예약을 하고 간 아카데미아 미술관
6.50 (입장료)와 4.00 (예약금)
피렌체 일정은 오롯이 혼자서..오전 8시 30분 미리 예약해둔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이 시간쯤이면 우피치와는 달리 예약없이도 쉽게 입장 할 수 있을듯, 예약금 4 유로도 적지않은 금액이므로)
관람을 끝내고 나오는 길에 보니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근데 입구가 좀 싱겁다,
길가에서 크지도 않은 문으로 입장을 하자마자 바로 개찰구가 있고 전시공간과도 즉시 연결된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앞에서 눈과 마음이 황홀해지는 시간을 충분이 만끽하고...
(촬영금지를 너무나 잘 지킨 덕에 베끼오 궁 앞에 있는 모조품으로 대신^^)
1512년 메디치가가 피렌체의 실권자가 된 이후인 1514년~1534년 사이 미켈란젤로는 피렌체에서 작품활동을 하였다. 그러나 그후 1564년 사망시까지는 로마에 거주하며 바티칸 대성당을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남기는데 크게 기여한다. 다비드 상은 그의 나이 26세에 만들어 진 것으로 조각상이 비바람에 부식되자 1873년 오리지널 작품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이관하고 이곳엔 모조품을 세웠다.
미술관 선물 코너를 기웃거리다가 다비드 상을 10유로 인가 주고 샀던 기억이....ㅎ
아카데미아에서 10분 거리 안에 있는 보테니칼 정원
다비드상을 보고 나오는 길에 10유로씩이나 주고 이곳엘 왜 들렸는지 내 자신도 알 수 없는...
역시 이곳은 아이들에게 인기가....ㅎ
가족 단위 관람객 속에 혼자 쓸쓸히 기웃기웃ㅋ
두오모 근처 공화국 광장(Republicca) 가득 울려퍼지던 기타 선율에 넋이 빠져
한장도 아닌 두장의 CD를 사와서는 요즘 매일같이 즐감^^*
파스텔로 쓱싹 순간 명화들을 그려내는...놀라워요^^
4월임에도 초여름의 열기가 지글지글.....공화국 광장에서 기타 선율을 들으며 커피 한잔^^*
두오모....외벽의 색이 참으로 독특하다.
하얀색으로 윤곽선을 두른 초록과 분홍의 대리석 판으로 마감하여 그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스타일을 선보인다.1296년 산타 리파르타 성당이 있던 자리에 피사출신 조각가인 아르놀포 디 캄비오의 설계로 시작해서 1446년에야 완공. 두오모의 가장 높은 돔은 1420~1436년 필리포 브루넬레스키가 16년에 걸쳐 제작.
정식명칭은 '꽃의 성모 마리아' 라는 뜻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으로
정면구조는 고딕양식이나 성당 뒷편 브루넬레스키의 돔까지 오랜 공사진행으로 르네상스적 요소가 가미되었다.지상 높이 91m (돔 위 장식 부분 합치면 115m), 지름 42m, 돔에 오르는 463계단.
두오모 바로 옆에는 두오모 건설의 총 책임자였던 지오토가 1334년에 설계한 "지오토의 종루"가 있다.
1337년 종탑의 기초부분 공사이후 지오토가 사망하자 그의 제자였던 안드레아 피사노와 프란체스코 탈렌티에 의해 1359년에 완공되었다. 높이 82m, 414계단.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명소.
두오모 돔의 저 꼭대기를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갔던 걸 생각하면....ㅋ
피렌체의 두오모는 바티칸 베드로 성당, 밀라노 두오모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세번째로 큰 교회이다
세계적으로는 쾰른성당에 이어 네번째
두오모 성당 내부, 바티칸 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 포스가 있는 공간이다.
우측으로 이동 할수록 말머리가 살아있는듯 점점 좌측으로 움직이는 것 처럼 보이는....
성당 돔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높이 106m, 무게 3만 7천 t으로 돔 자체는 2개의 동심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떠한 지지대도 없이
4백만 개의 붉은 벽돌만으로 쌓아서 만들었다.
과거 건축 기술의 위상을 한 눈에 보여주는 대작이라 하겠다.
돔 안쪽에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다.
웬래 돔 (Cupola)의 건축가인 브루넬레스키가 모자이크로 장식하고 싶어 했지만
코시모 데 메디치의 명을 받은 바사리(Vasari) 에 의해 모자이크 대신 프레스코화로 "최후의 만찬"과
"창세기"가 그려졌다. 2년 뒤 바사리가 죽고 난 후에는 대담하고 현란한 색채를 사용하는
페데리코 주카리가 이어서 완성했다.
8유로를 주고 돔으로 올라가는 길.... 작은 고행의 시작이었다.
점점 길은 좁아지고 기온은 급 상승....비 오듯 땀이 줄줄 흐르네....
숨 한 번 고를 수 있는 좀 넓은 공간에는 역대 교황들의 상이 세워져 있고
그 반대편에는 종을 울리는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다.
하루에 몇번씩 오르내리며 종을 울렸을 것을 생각하니....수도가 따로 없었겠다는...
돔의 꼭대기, 저 좁은 통로로 한명씩 오르거나 내리다보면....인생은 수행길임을...
두오모 돔에 올라서 내려다 본 지오토의 탑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를 생각하며 그 비좁은 공간을 돌고 돌기를 몇번....
산타 크로체 성당...
예술가들의 묘지라고 불리우는 13C 고딕양식. 아르놀포 데 캄비오의 수작으로 1294~1385년에 걸쳐 완성.
지오토의 프레스코 벽화와 유명인사들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부르니, 롯시니, 마키아벨리, 갈릴레오 등 276기의 무덤이 있다.
돔 뒷편 좌측에 약간 하얀색으로 길게 보이는 곳이 중앙역이다. 두오모 돔까지는 도보로 10여분 거리 정도
도심 중앙은 생각보다 나무가 많지 않아서 그렇게 첫 느낌이 살벌했는지 모르겠다.
베끼오 궁과 우피치 미술관 쪽
아카데미아 미술관 방향
산 지오반니(요한 )세례당의 동문인 "천국의 문" ...
1059~1128년에 걸쳐 건설된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의 하나인 이 세례당은
피렌체의 수호성인인 산 지오반니에게 바쳐진 것으로 단테가 세례를 받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스트라이프 패턴의 화이트, 그린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8각형 건물로 듀오모가 건설 되기 전까지 도시의 성당 역활을 담당했다.
세례당 북, 남, 동쪽에는 3개의 청동문이 있는데 그 중 미켈란젤로에 의해 천국의 문이라고 칭송되어진 것으로 유명한 것이 동문이다. 이 동문은 1401년 로렌초 기베르티가 공개 경쟁에서 부르넬레스키를 제치고 당선되어 조각(1401~1424)한 것으로 구약성서의 내용을 묘사하고 있다.
1401년 피렌체가 유럽을 휩쓴 페스트의 재앙에서 피해입지 않은 것을 기념하여 만들어졌으며,
진품은 듀오모 박물관에 보존, 이것은 모조품이다.
두오모 돔과 지오토의 종탑, 왼편 앞 산 지오반니 (요한) 세례당.
두오모돔은 건축 사다리 없이 지어진 가장 큰 건축물이자 최초의 르네상스식 건축물로
믿음, 소망, 사랑의 상징인 3색의 대리석으로 지어져 매우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두오모는 지오토를 거처 프란체스코 탈렌티와 라포기니에 의해 완성되었으나 정문은 1578년 무너져서 1887년 재건되었다.
저 뒷쪽으로 메디치가를 빛낸 얼굴들이 보인다.... 우피치 미술관
코시모 1세를 비롯한 메디치가의 주요 인물 조각상이다.
우피치 미술관...
우피치는 본래 피렌체의 행정국이었다.
16세기 메디치가에서 처음으로 배출된 피렌체의 왕 코시모 1세는 행정 및 사법기관을 위한 건물을
조르조 바사리에게 지시 완성시킨다.
이탈리아어로 사무실이라는 뜻의 "uffizi"에서 "office"가 유래되었다고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우피치가 대중들에게 최초로 공개되기 시작한 것은
메디치가문의 마지막 후손인 안나 마리아 루이사 데 메디체에 의해서다.
그녀는 1743년 세상을 떠나기 전 대대로 소장해 오던 작품들을 피렌체 시민을 위해 기증하는 서약을 한다.
바로 메디치 가문의 대가 끊김과 동시에 그동안의 부귀영화의 산물들이 예술품으로 승화되는 순간이다.
우피치 미술관은 3층에 걸쳐 45개 전시실에서 2500여점의 고대 그리스에서 르네상스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들은 주로 3층에 집중되어 있으니 시간이 없으면 3층부터 돌아보는 것도 한 방법일 듯하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 보티첼리의 "라 프리마베라" " 비너스의 탄생"
라파엘로의 "검은 방울새의 성모" 등을 꼽을 수 있다.
우피치 미술관은 어떤 형식이든지 해설가의 도움이 절실히 요구된다.
영어가 자유롭다면 현지 영어 해설사의 도움을 받을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한국 가이드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혼자 관람 하는 것보다는 효율성에 있어 차이가 크다 하겠다.
워낙 많은 작품들이 즐비한 데다 전시 위치를 파악하는 것 또한 쉽지않기 때문이며
작품 해설도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출발 전 "자전거나라"에 예약을 하고 간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근데 비용은 좀 들었다^^:;
신혼부부팀과 함께 가이드분의 해설을 곁들인 투어에 앞서 주의사항을 듣고 있는 중...
출발 전 시간이 허락한다면 대표작 정도는 한번쯤 섭렵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이탈리아에는 워낙 대가들이 많은데다 작품 수도 어마어마해서인지
다 들은 것 같고 본 것 같은데 돌아서니
바티칸에서 보았는지 우피치에서 보았는지 아카데미아건지 정리가 잘 아니되더라.
아는만큼 보고 느끼는 것이 미술관 탐방이고 여행이라는 것, 뼈저리게 느끼고 돌아왔다.
두오모 돔을 만든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두오모 돔 옆에 위치한 이 조각상의 시선은 본인이 만든 돔의 꼭대기를 정확히 바라보고 있다 한다.
오른 손에는 콤파스를 든 채....역시 난 천재!! or 이를 어쩌나 삐뚤어졌다!!^^
단테의 집...이 근처에 베아트리체의 흔적들이....
"냉정과 열정 사이"로 유명한 베끼오 다리...
Vecchio "오래된'이란 뜻.
타데오 가디가 1345년에 완성.
로마식 반원 아치교에 비해 적은 수의 기둥으로 만들 수 있으므로 배의 통과에 용이하고
홍수때 물의 흐름이 원활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마키아 벨리가 매일 이 다리를 건너 베키오 궁으로 출근 했다는 에피소드.
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군이 철수하면서 아르노강에서 유일하게 파괴하지 않고 남긴 다리이기도 하다.
베끼오 다리 위로 즐비한 은 수공예품점, 공장과 상점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베끼오 다리의 도로에는 2층의 갤러리가 있는데
윗층은 근처에 있는 피티궁, 우피치궁 및 다른 궁전들과 연결된 형태이고
아래층 갤러리는 상가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은공예품을 반드시 사야 한다면 베끼오 다리에서 한 블럭이라도 떨어진 곳에 있는 상점으로...
동일한 제품을 거의 반 가격 이상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당연 영수증 제출하면 공항에서 면세 보상도 받을 수 있고^^*
베끼오 다리에서 서쪽방향을 바라보며....
베끼오 다리에서 동쪽방향으로 바라본 우피치 미술관
"냉정과 열정 사이" 에서 주인공 준세이가 자전거를 타고 자주 지나가던 다리가 아닌가 싶은.....
다시 봐야 겠다^^:: 영화 속 장면들 처럼 피렌체를 푸른빛의 아름다운 공간으로 꿈꿀 수 있게 ....ㅎ
그래도 자주 거닐다 보니 점점 정이 들어간다. 아름다움도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현재 피렌체 시청으로 사용되는 베키오 궁....
14C에 세워진 700년 된 고딕 건물. 높이 94m의 종탑.
마키아벨리가 공직자로 근무했던 곳으로 후일 "군주론'을 이곳에서 집필.
13~14C 열린광장으로 정치의 중심 무대 였던 곳이다.
특히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함께 연설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불 밝힌 베키오 궁...
아르노 강과 베키오 궁, 두오모의 불빛으로 피렌체의 야경은 유명하다.
궁이 있는 시뇨리아 광장에는 여러개의 조각상들이 위용을 뽐낸다.
희미하게 나마 가장 왼쪽에 코시모1세의 청동기마상, 바르톨로메오 암만나티의 넵튠의 분수,
우측에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그 옆으로 나란히 바치오 반디넬리의 헤라클레스와 카쿠스상이 있다.
베끼오 다리에서 본 피렌체의 야경
미켈란젤로 공원에서 내려다 본 피렌체. 도보로 올라가는 길이 약간 힘들긴 하지만 야경은 정말 멋지다!!
미켈란젤로 광장....
피렌체 곳곳에서 다비드님이 위용을 자랑하신다.
이 광장은 베끼오 다리 건너 도보로 약 20분 거리, 자동차로는 광장까지 단박에 올라 올 수 있다.
아르노강의 위쪽에서 피렌체 시가를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는 유명한 장소이다.
피티궁전 입장권. 넘 일찍 왔나보다, 텅 빈 광장을 지나 혼자 달랑 들어갔다
피티궁전 앞에서 햇볕바라기를 하는...아침 모습과는 전혀 달라진 오후....ㅎ
피티 궁전....피렌체에서 가장 큰 궁전.
15C때 부터 상인인 루카 피티가 라이벌인 메디치 가에 대항하기 위해 세우려 했으나
완성을 보지 못한 채 죽고 그 후 아이러니 하게도 메디치가에서 인수하여 19C에 완성하였다.
내부에는 아름다운 정원과 여러개의 박물관들이 있다.
피티궁전으로 야외학습나온 학생들, 미술 선생님의 자상한 지도가 미소짓게 한다.
피렌체에서는 두오모가 어느 방향에서건 거의 조망된다
피티궁전의 정점에서 내려다 본 피렌체
자기 박물관 앞의 작은 정원
피티 궁전 안에 있는 자기 박물관
멈춰라~~!!^^*
보볼리 정원에서....
남자아이들끼리 혹은 여자아이들끼리 너무나 밝게 뛰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시던
할아버지 선생님의 인자하신 미소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
근데 얼음땡 놀이를 이태리 아이들도 좋아하는듯^^*
야외 학습 나온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조용하던 정원 가득 울려퍼지고....
멈추어버린 분수대 앞에서 세월의 덧없음을 잠시....
보볼리 정원 내의 아일랜드 정원
마침 비행기 구름을 만나....
한때는 조각 분수대의 위용을 자랑했을 터인데....
참 묘하게 생겼다!!
피티궁전쪽에서 바라본 보볼리 정원
산타마리아 노벨라성당...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 작품이다.
미켈란젤로가 "나의 신부"라고 칭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성당이기도 하다.
고딕과 로마네스크의 적절한 조화.두오모와 중앙역 사이쯤에 위치해 있다.
두오모를 중심으로 방사선 모양으로 펼쳐진 골목골목 마다 나름 멋을 낸 식당들이 즐비하다.
점심은 간단하게, 저녁은 좀 더 우아하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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