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각상의 소망 / 이경학
나는 무너지고 싶다
정직한 나는, 진실 된 나는
오직 한 가지의 재질로
순결하게 완성된 나는
한번쯤 무너지고 싶다
고개 돌려보면
햇살 쏟아져 들어오는 창
손 뻗으면 닿는 곳엔
매끄러운 사과 한 알
바로 옆에 머리 디밀면
향기 품은 잘록한 화병
그 수많은 선택을 외면한 채
하나의 자세로 굳어버린
고정관념으로부터의 脫구속
그것을 위해 한번쯤 움직이고 싶다
그 움직임은 서툰 헛디딤
그리하여 무너짐이 될지라도
나는 기꺼이 무너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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