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국화 피어나소서 / 이경학

wowjenny 2006. 9. 25. 22:08

        국화 피어나소서 / 이경학

         

         

         

         

        이제는 국화 피어나소서

        들판엔 곡식의 술렁임

        계곡엔 단풍의 아우성

        된서리에 놀라 허둥대지 마시라

        차분한 가라앉음 주소서

         

        언덕엔 하얀 들국화

        마당엔 노란 금국화

        별안간 드리운 짙은 아침안개에

        고추잠자리 길 잃지 마시라

        이 계절의 등불 밝히소서

         

        걷다가 만난 사람들

        선 채로 흘린 땀을 얘기할때

        그 온화한 담소에 향기를 주소서

         

        길모퉁이에 버려진 수레 위

        모래로 변해가는 먼지를 가리어

        뒷산 언덕에서 출토된 금관을 씌우소서

        버려진 자들, 물러선 자들을

        화려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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