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심 지름만 3m, 선원사지 인근서 발견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강화도에서 고려시대 궁궐 시설 중 일부로 보이는 대규모 건물터가 확인됐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인천 강화군 선원면 신정리 572-29번지 일대를 발굴조사한 결과 고려시대 대형 적심(積心) 건물지와 초석(礎石·주춧돌), 축대 기초 등을 확인했다고 28일 말했다. 적심이란 건물 붕괴를 막기 위해 초석 밑에 자갈 등으로 까는 바닥다짐 시설을 말한다.
조사 결과 대형 적심 건물터는 정면 7칸에 측면 2칸, 주칸 중심거리는 3.5m이며, 현재까지 확인된 규모만 동서 29m, 남북 10.3m에 달한다. 특히 적심은 지름이 약 3m에 이르러 강화 일대에서 확인한 고려시대 적심 중에서는 최대 크기라고 조사단은 덧붙였다.
적심 건물터 아래쪽에서는 이 건물보다 더 이른 시기에 만든 6칸 규모의 초석 건물터(주칸 중심거리 3.5m)와 전체 길이가 26.1m에 이르는 축대 기초가 확인됐다. 축대 기초 중심 부분에서는 계단시설(가로 길이 4m)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출토 유물은 고려청자편, 벼루, 치평원보(治平元寶 ·1064-1067 송나라 영종 원년 주조), 수막새(기왓등 끝기와), 어문암키와(생선뼈 모양 새김 이왓골) 등으로 건물터 중심시기가 고려시대임을 보여준다고 발굴단은 말했다.
재단은 "이 유적은 북쪽 산에서 뻗어 내린 능선이 조사지역을 감싸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강화해협을 조망하는 매우 좋은 지점에 있다"면서 "북쪽 주변 능선부에 고려시대 건물터가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곳에는 기록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는 훈련도감 분소지(訓練都監 分所址)가 설치됐다.
특히 발굴현장에서 서쪽 약 800m 지점에는 강화 선원사지(仙源寺址)가 위치한다. 선원사지는 고려시대에는 선원사라는 절터가 있던 곳이라 해서 이렇게 불리지만, 이곳은 본궁과는 떨어진 또 다른 궁궐인 이궁(離宮) 터라는 반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실제 발굴결과로도 이곳을 절터임을 확정한 흔적은 없었다.
재단은 "이곳에서 확인된 적심 건물터 등은 고려 왕성인 개성 만월대 혹은 관청 건물지 등의 규모와 비슷하고, 또 높은 축대 등을 쌓아 올리는 고려시대 건축물의 입지적 환경으로 볼 때 중앙 또는 지방의 관(官)과 관련 있는 중요 시설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30일 오후 2시 현장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8 10:0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