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쉬나메’ 는 신라·페르시아 교류 단서” |
한·이란 공동조사단 학술세미나 |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 게재 일자 : 2010-12-21 14:31 |
7세기 신라와 사산왕조 페르시아 간의 교류를 추정해 볼 수 있는 고대 페르시아 서사집인 ‘쿠쉬나메(Kush-nameh)’부터 이란 카스피해 주변의 고고 유적까지. 한국과 이란의 고고 유적 및 문헌 자료 비교를 통해 고대 양국의 교류 양상을 살펴보는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한양대 문화재연구소(소장 이희수 교수)와 비교고고학연구회(회장 배기동 한양대 교수)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에서 ‘동아시아와 이란의 비교고고학’을 주제로 한·이란 공동조사단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2006년부터 카스피해학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한양대 문화재연구소는 두 차례에 걸친 사전 조사에 이어 2009년 이란 고고학연구센터 및 길란 문화관광청과 공동으로 길란주 차팔락 동굴 유적을 발굴조사한 바 있다. 한·이란 공동연구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란의 고고학자들을 초청, 개최한 이번 세미나에서 이희수 소장은 ‘고대 페르시아 서사시 쿠쉬나메의 발굴과 신라 관련 내용’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11세기쯤 만들어진 ‘쿠쉬나메’는 구전되다 14세기에 필사됐으며 당시 필사된 원본은 현재 영국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란에서 1998년 인쇄본이 출간되면서 국내외 학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소장은 이란 학자로부터 ‘쿠쉬나메’에서 신라 관련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지난 7월 이란을 방문해 페르시아 원본 전문을 확보했으며 일부 번역작업을 시작한 상태라고 이날 밝혔다. ‘쿠쉬나메’는 ‘쿠쉬의 책’이란 의미이며 쿠쉬는 이 서사시의 주인공이자 영웅이다. 7세기 중엽 아랍의 침공을 받아 멸망한 사산왕조 페르시아(226~651) 유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서사시에서 신라와 관련된 내용은 대부분 유민 지도자인 아비틴과 관련된 것이다. 이란인을 이끌고 바닷길로 신라에 온 아비틴이 신라왕 타이후르의 환대를 받고 마침내 신라 공주 프라랑과 결혼하며 둘 사이에 태어난 왕자 파리둔이 후일 아랍군을 물리치고 조상의 원수를 갚는다는 내용이다. 이 소장은 “서사시의 내용에 대해 전적으로 역사적 정당성을 주기는 어렵지만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페르시아 유리제품이나 은제 그릇표면의 타출기법, 모직제품 등을 통해 볼 때 ‘쿠쉬나메’가 고대 신라와 사산왕조 페르시아 간의 보다 긴밀합 접촉과 교류를 밝힐 수 있는 귀중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조강연에 이어 이란 마잔다란 문화관광청 및 길란 문화관광청 소속 고고학자인 알리 마프루지와 미르 살레히 사예드 메흐디가 각각 ‘카스피해 남부와 남동부의 구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까지 유물들의 보고’와 ‘말리크 유적의 발굴조사 성과’에 대해, 장인경 철박물관장이 ‘이란 차팔릭 유적의 토기 연구’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이란 고고 유적에 대한 주제발표가 끝난 뒤 신희권 문화재청 학예연구관과 안경숙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김기룡 한양대 문화재연구소 연구원 등이 각각 서울 풍납토성과 내몽골 지역 출토 청동기 거푸집, 경기 연천 삼곶리 제철마을 유적에 대한 그동안의 조사 성과를 소개했다. 글·사진 =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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