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아파트는 지어진 지가 25년쯤 되어서 꽤 낡았습니다.
요즘같이 멋진 외경을 자랑하는 아파트들을 보면
조금은 부러운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만
서울 한복판 그것도 남부순환도로 대로변에서
새소리에 눈 뜰 수 있고 벚꽃나무 가득하며
이제 머잖아 라일락의 향기로움에 젖을 수 있는
저희 아파트도 그런대로 재미있는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이사오기 전부터 저희집 안방베란다 앞 철재데크에
까치집이 있었어요.
너무나 신기하고 반가워서 외벽 도색작업 할때도
온갖 협박(?)에도 불구하고 사수했었는데
얼마전 1월 중순경인가
그 오래된 까치집이 하룻밤새 홀라당 날라가 버렸습니다.
지금도 그 불가사의한 일을 해석할 길이 없습니다만
하여튼 눈뜨고 일어나보니 몇년세월 그자리에 고즈넉히 보존되어왔던 까치집이
나뭇가지 하나 남기지않고 감쪽같이 사라진 거예요.
마음이 싸~~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통통통...하는 파이프 두드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글쎄 새집이 조금씩 조금씩 지어지고 있는거예요......ㅎ
두마리 까치가 한달여를 지어 만든 까치집....
그 무거운 나뭇가지를 물어다가 이리저리 엮어 만들었을
그 정성과 수고로움에 감탄이 절로 납니다.
궁금해요... 둥지안에 꼭 새끼가 있을 것 같은데
두녀석만 들락날락 거리고
아직은 새끼들 모습을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사진 한 번 찍겠다고 베란다 창문을 아주아주 조심하며 열어도
저녀석들 얼마나 새가슴인지 그 인기척에 잽싸게 날라가 버리구요.
그나마 몇장 건진 사진 함 올려봅니다.
오늘 아침에도 이중창으로 노랠 부르고 있었는데
곧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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