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흔적따라

서울 도봉서원터에서 고려 불교공양구 대량 출토

wowjenny 2014. 8. 21. 20:42

 

울 도봉서원터에서

고려 불교공양구 대량 출토(종합2보)

불교의식용 금강령·금강저·향로·발우 등 국보·보물급 66건 77점 "12세기 이전 작품으로 봐야 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들인 조광조와 송시열을 배향한 서울 도봉구 도봉서원이 있던 곳에서 고려시대 각종 불교의식이나 공양에 사용한 금강령·금강저·향로·발우 등 66건 77점에 달하는 국보 혹은 보물급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출토유물 일괄
출토유물 일괄

 

문화재청과 발굴조사단인 서울문화유산연구원(원장 김일규)은 2012년 도봉서원터 발굴조사 결과 수습한 이들 불교용구 관련 유물 일체를 21일 오전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공개했다.  

 

연구원은 서울특별시기념물 28호인 '도봉서원과 각석군(刻石群)' 복원정비 계획에 따라 시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12년 5~9월 본격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도봉서원이 조선 초기까지 존재한 사실이 확인되는 영국사(寧國寺)라는 사찰터에 건립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조사단은 도봉서원 터 중심을 이루는 제5호 건물터(동서 12.63m, 남북 12.74m)가 원래는 영국사라는 사찰의 중심 건축물인 금당 혹은 대웅전을 그대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이 건물터 아래에서는 영국사를 세울 당시에 부처를 공양하고자 묻었거나, 한꺼번에 다른 이유로 묻었을 것으로 보이는 불교 용구를 넣은 청동솥이 발견됐다.

 

청동솥에 담긴 공양구들

청동솥에 담긴 공양구들

 

이에서 수습한 유물에는 불교 밀교 의식에서 중요한 법구(法具)들로 무기 모양인 금동제 금강저(金剛杵)와 이런 무기에 방울을 단 금강령(金剛鈴)을 비롯해 청동제 뚜껑항아리(有蓋壺)와 뚜껑합(有蓋盒), 현향로(懸香爐)와 부형대향로(釜形大香爐. 솥모양 향로), 수각향로(獸脚香爐. 짐승 다리 모양 받침대를 갖춘 향로) 등의 다양한 향로가 들어 있다.

 

또 세숫대야 형식인 청동유물인 세(洗), 향 피우는 그릇인 향완, 굽달린 사발 모양 그릇인 대부완, 발우(鉢盂), 대접, 숟가락과 같은 다른 청동유물도 발견됐다.

 

조사단은 수습 유물 중 금강령에는 오대명왕상(五大明王像)과 사천왕상(四天王像)이 함께 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런 문양이 국내에서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특히 금강령은 그동안 발견되나 각지에 소장된 고려시대 동일한 유물 중에서는 조각 혹은 제작 수법이 가장 뛰어난 수작으로 평가된다.  

 

 

금강령

금강령

 

오대명왕령이란 불법을 수호하는 신들인 부동명왕(不動明王)과 항삼세명왕(降三世明王), 군다리명왕(軍茶利明王), 대위덕명왕(大威德明王), 금강야차(金剛夜叉. 또는 오추사마<烏芻沙摩>)명왕을 조각한 금강령을 말한다.  

사천왕령은 불국토를 네 방향에서 지키는 신들인 지국천(持國天), 광목천(廣目天), 증장천(增長天), 다문천(多聞天)을 표현한 것이다.  

 

조사단은 이들 불교공양구가 영국사와 관련된 유물임은 확실하지만 고려시대에 이미 존재가 확인되는 인근 도봉사(道峯寺)라는 사찰과 더욱 밀접한 관련을 지닐 것으로 보았다. 이번에 발견된 청동제기에서 '도봉사'라고 새긴 글자가 확인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국사가 원래는 고려 초기에 모습을 드러내는 도봉사라는 사찰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속공예사 전공인 주경미 박사는 "일부 유물에서는 8~9세기 이른 시기 특징을 보이는 것도 있어 공양구 대부분은 12세기 이전작품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이들 공양품을 담은 청동솥은 거적 같은 데다가 싼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일부러 묻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불교미술사 전공인 최응천 동국대 교수는 "전반적으로 보아 청주 사뇌사터 출토 고려시대 불교공양구들과 대단히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면서 "(제작시기는) 12세기 이전으로 올라갈 듯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금강저

금강저

 

문화재청과 조사단은 이들 유물을 2012년 발굴 당시 공개했어야 했지만 조사를 거의 완료하고 철수하려는 시점에 현장 정리과정에서 발견된 데다 금속 유물이라 보존조치가 시급해 그것을 완료한 지금 공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8/21 13:07 송고

 

 

 

 

 

도봉서원터서 국보·보물급 유물 77점 출토

입력시간 | 2014.08.21 18:18 | 양승준 기자 kranky@

독특·정교한 문양의 법구 '금강령'은 국보급
밀교 오대명왕·사천왕 새겨진 희귀 불교유물
동아시아서 첫 발굴…12세기 이전 제작 추정
도봉서원터서 국보·보물급 유물 77점 출토
조선시대 대표적인 성리학자인 조광조과 송시열의 위패를 모신 서울 도봉서원 터에서 보물급 이상의 불교유물 77점이 발굴됐다. 이 중 밀교의 오대명왕과 사천왕이 동시에 새겨진 금강령(위)은 동아시아에서 처음 발견된 희귀유물이다. 문양이 독특하고 정교해 국보급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서울 내 하나뿐인 서원인 도봉서원(서울특별시기념물 28호) 터에서 보물급 이상의 불교유물 77점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이 중 법회 등 불교의식에서 사용되는 금강령은 문양이 독특하고 정교해 ‘국보급’으로 평가된다. 금속공예사 전공의 주경미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은 “중국·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문양이 새겨진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발굴조사를 한 서울문화유산연구원은 2012년 도봉서원터 발굴조사 과정에서 나온 불교유물을 21일 서울 세종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길이 19.5㎝의 금강령에는 윗부분에 7세기 인도에서 시작된 비밀불교(밀교)에서 중심이 되는 아미타불 등 오대명왕이, 아래부분에는 불국토를 수호하는 지국천왕 등 사천왕이 새겨져 있다. 이 두 문양이 함께 새겨진 금강령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불교미술사를 전공한 최응천 동국대 교수는 금강령의 제작시기를 “12세기 이전”으로 추정했다.

이번에 출토된 금강령은 고려시대 금속기술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금강령은 금강저에 달린 방울로, 불교의식에서 흔들어 소리를 낼 때 쓰인다. 물고기가 구슬을 물고 있는 모형의 종이 달려 있는데, 물고기가 구슬을 물고 있는 모습이 독특하면서도 섬세하다. 금강저 윗부분에는 사리를 넣어두는 사리공도 확인됐다. 사리공이 있는 금강저가 발견된 것도 처음이다. 주경미 문화재위원은 “그동안 발굴된 금강령과 비교해 가장 정교하고 뛰어난 수작”이라고 가치를 뒀다.

이번 유물은 거적을 씌운 청동솥 안에서 발견됐다. 금동제로 된 금강저를 비롯해 현향로·부형대향로 등 다양한 형태의 향로와 향을 피우는 그릇인 향완, 청동제 뚜껑항아리 등이다.

도봉서원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성리학자인 조광조와 송시열의 신주를 모신 곳이다. 따라서 서원터에서 불교유물이 나왔다는 점도 특이한데, 이는 도봉서원이 영국사(寧國寺)라는 절터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이창엽 서울문화유산연구원 조사연구실장은 “조선의 서원터에서 고려 불교유물이 대량 출토된 것은 처음”이라며 “조선 시대의 숭유억불정책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도봉서원터서 국보·보물급 유물 77점 출토
금동저와 금강령(사진=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