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가을나무 3 / 오정희

wowjenny 2006. 10. 7. 23:07
        
 
      가을나무 3 / 오정희

       

      당신은 보면 볼수록 알 수가 없습니다
      늘 같은 자리에 함께 있는데
      겉도는 바람처럼
      당신은 밖에
      나는 안에 있습니다
      친구처럼 연인처럼 문을 열면
      자명종 시계처럼 어김없이
      언젠가 떠날 시간임을 내게 알립니다
      멀리하면 하늘 이는 들꽃처럼 마음을 끌어내고
      가까이 하면 날 벗는 안개처럼 멀어집니다
      떠난다, 떠난다 하지 마소서
      곁에 계심으로 당신이 의지 되니
      당신은 밖에, 나는 안에라도 좋습니다
      거기 계심으로 당신과는 헤어짐이 없습니다